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하게의 인턴생활 체험기

by 하게하게 2020. 2. 6.

 

 

떨리는 첫 출근날. 걱정되는 마음에 전날 잠을 못 이루기도 했고 먼저 도착해서 자리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일찍 도착했다. 그런데 문은 닫혀있었다. 유리문이라 내부는 훤히 보이는데 들어가질 못하니 밖에서 기다렸다. 혹시나 졸음이 올까봐 사온 에너지 드링크를 계단에 앉아서 벌컥벌컥 마셨다. 

 

 

 

 

10시 30분이 다 되어가는데 아무도 오시지 않았고 그 때부터 나는 조금씩 무서워졌다.

'오늘 휴일은 아니겠지', '특별히 오후에 출근하는 날인가'

친구에게 사실 나 인턴 뽑힌거 거짓말 아니냐고 카톡을 보냈는데 엄청 웃었다.

 

그 때 실장님께서 도착하셨고 문을 열어주셨다. 

 

 

 

 

내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지금은 모니터 두 대를 사용하지만 처음엔 노트북으로 일을했다.

 

차장님께서는 회사가 여태까지 해온일과 앞으로 해야할 일 그리고 내가 해야할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회사가 가진 채널들을 관리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것이 내가 할 일. 

 

 

 

차장님께서 주신 책이다.

전통주에 대한 콘텐츠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한다.

 

처음 작성한 콘텐츠는 만찬주로 선정된 우리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의욕만 앞서고 아는게 없어서 온종일 끙끙대며 작성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것만으로 벅찬 마음이었는데 마음과 다르게 한 가지 일도 생각처럼 해내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열심히 해야겠다', '잘해야겠다', '빨리해야겠다' 보다 자세히 어떻게 잘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터득하는 게 필요했다. 사실 지금까지 거쳐온 직장에서는 매뉴얼대로 진행하면 되는 일이 태반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일을 해나갈지 생각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가 제작한 카드뉴스, 인포그래픽이 사람들에게 바로 공개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월간 계획에 따라 만들기 급급했다. 보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올라간 게시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매우 신경이 쓰였다.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차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전통주에 대한 기본 지식이 담긴 서적, 홍보 사례 관련 서적, 기사를 늘 읽어야 한다. 추가로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인턴으로 근무하며 스스로 되돌아보면 답답한 구석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확신이 없을 때 바로바로 물어보면 되는데 생각이 많아져서 오랜 시간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일을 두 번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효율적이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들어서 집에 갈 때마다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이 커질수록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커졌다.

 

 

 

 

 

 

 

 

인턴기간동안 우리술 대축제를 방문하기도 했고 신제품 촬영 현장에 가보기도 했다.

이렇게 직접 현장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은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회사로 신제품이 오면 직접 간단한 촬영을 하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차장님과 함께 도서관에서 월간지를 보며 아이디어 구상한 일.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는 말을 크게 깨달았다. 몇 가지 콘텐츠를 만들고 나니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얕은 지식으로는 유익하고 흥미로운 주제의 콘텐츠를 절대 만들 수 없었다. 월간지에는 참신한 문구와 표현 방식 그리고 우리 콘텐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좋은 주제들이 가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전통주와 아무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오히려 좋은 생각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기자님의 특훈

 

기자님께서는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게 모든 일의 시작이라고 하셨다. 그러기 위해서 관련 사이트 또는 기사를 통해 통계 자료를 찾고 찾은 자료에 대한 근거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하셨다. 볼링산업과 주류산업을 조사하는 숙제를 주셨는데 쉽지 않았다. 자료를 조사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할지 정하지 않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기자님의 피드백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모든일을 시작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할지 그리고 그 기준이 사람들이 모두 궁금해하는 키워드인지 꼭 생각하라고 하셨다. 콘텐츠 제작 시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를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 남들이 시작하지 않은 주제로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라고 하셨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 생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에 짧은 글만 올리던 내게 블로그 관리는 익숙하지 않았다. 글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일주일 내내 블로그를 써야겠다는 다짐만 하고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 그때 기자님께서 일상에서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라고 하셨다. 블로그가 내 명함이 될 수 있도록, 블로그 하나만 봐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되면 반드시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다. 정말 정말 꾸준히 꼭 써야겠다.

 

 

 

 

 

인턴으로 근무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 그리고 전통주 관련 이슈가 있으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SNS는 이미 전통주 게시물이 가장 먼저 올라오도록 설정되어 있고 여행을 가도 그 지역 양조장과 전통주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한다. 사실 그 전에 다니던 직장은 퇴근 이후에 일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는 업무였지만 지금은 회사 안에서 일을 하는 시간보다 밖에서 직접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직접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내가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도 중요하지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은 회사 자체 채널보다 다른곳에 더 비중을 두고 일을 해서 그런지 조금 더 자유롭고 재미있는 주제로 콘텐츠 제작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더 대중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도대체 사람들이 전통주에 대해 궁금한게 무엇일까. 2개월간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전통주는 아직 궁금증을 해결하기보다 궁금하게 만드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 쉽고 재미있고 어렵지 않은 콘텐츠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