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술과 음식

답십리 시장에 이런곳이? 완미

by 하게하게 2020. 8. 31.

완미에 다녀왔다. 전통주 소믈리에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페어링 공부를 하기 위해 시간이 나는대로 전통주 전문점에 다닌다.

공부를 하기위해 주점에 갔을때 꼭 지키는 나만의 주문 방법 두 가지가 있다.

1. 사장님이 가장 추천하는 시그니처 메뉴
2. 그 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주종별 술

사장님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메뉴를 고르는 이유가 있다.

식재료 선정부터 음식을 만들게 된 계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술들도 연관성 있게 추천해주기 때문.

나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잘 풀어내는지 들으러 간다.


답십리는 내가 20년간 살았던 동네다.

토박이들이 많은 이곳은 전통주점을 차리기에 좋은 입지는 아니다.
연령대가 높기도 하고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많은 곳은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이 곳에 자리 잡은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매우 반가웠다.

실제로 완미 주변 상권을 보면 현대시장에서 시작된 오래된 노포들이 대부분이다.

쿰쿰한 냄새와 오래된 간판이 가득하다.



완미는 오픈키친에서 주문 즉시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낸다.

요리는 한국식 타파스 느낌이다.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다른 주점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다양하게 맛보기 좋다.

음식의 맛은 매우 훌륭하다. 입 안에 넣는 순간 좋은 식재료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이 느껴진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며 요리하는 곳이구나 생각했다.

좌석은 다찌형태로 되어있어 아늑하고 조용하다.

친구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카페같다.

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메뉴가 바뀌는 컨셉으로 운영하시는 것 같다.

완미 계정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간간히 바뀌는 식재료를 공지하는데 뭐랄까 사장님만의 고집과 철학이 녹아있는 음식을 만드는 느낌이다?


그런데...이날 내가 매우 실망한 포인트가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받아들고 시그니처 메뉴로 보이는 몇 가지를 고르고 주문을 했다.

주문을 하면서 메뉴와 어울리는 술을 추천해달라고 말씀드렸다.그런데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 어떤술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취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메뉴와 어떤술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냐고 다시 조심스럽게 여쭈어보자

동일한 답변이 돌아왔고, 순간 내가 너무 늦게 왔나 아니면 지금 많이 바쁘신데 귀찮게 질문을 한건가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어떤~ 이유로 이 술과 어울린다.'

이런 말을 실제로 듣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음식과 술은 개개인의 취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통주는 시중에 많이 판매하는 희석식 소주보다 가격이 월등히 높기때문에 더욱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전통주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심지어 주점보다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주 전문점에 찾아가는 이유는 한잔을 마시더라도 그 술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결국 끝까지 술에 대한 추천은 자세하게 받지 못했고...

그나마 곡물을 사용한 술이 잘 어울린다는...말씀에

농업회사법인 두루(주) '메밀로'를 마셨다.

 

내가 너무 큰 기대 가지고 갔을 수 있다.

('완미'말고 전통주와 음식의 페어링 이야기)

 

그렇지만 완미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고 같이 갔던 친구도 만족했던 곳이다.

 

아무튼 다양한 전통주 전문점을 다녀보아야지!

 

정말 정말 어렵고 재미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