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통주를 취급하는 주류 전문 바틀샵이 많이 늘고 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시장 조사하러 나갔던 그 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옥수역에서 한참을 걸어 내려가 도착한 오렌지보틀.
지난번 술술상점 오픈 이후
오랜만에 방문한 바틀샵이었다.
[아래는 대동여주도의 술술상점 인터뷰 영상!]
[아래는 박미향 기자님이 기고하신 우리술 바틀샵 기사]
그런데... 오렌지보틀 입구에 있는 간판에서 익숙한 향기가 났다. 그것은 출근길에 매일 보는 '블루보틀'의 로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일부러 패러디를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술과는 오렌지 컬러가 더 잘 어울리긴 한다.
오렌지보틀이 계속해서 가맹점을 내고 지금보다 훨씬 유명해지면 법적인 공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하며 들어섰다.
오렌지보틀은 옥정중학교 앞 공항버스 타는 곳에 있다.
공항버스 말고도 다른 버스도 탈 수 있는데,
한겨울이나 한여름에 배차 간격이 길면 정말 힘들다.
그럴 때 오렌지보틀샵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술 한병정도 사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오렌지보틀 한남점의 위치가 썩 좋은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에 저 위치에서 바틀샵을 운영한다면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음을 할 것 같다...
생막걸리의 경우 유통기한 문제로 인해 재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차피 판매 목적이 아니라면 날짜 지난 막걸리 시음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구매행위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경험을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지차이임을 알기 때문이다.
가게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내부 공간은 전통주(실온 보관 가능한 증류주 위주), 전통주(막걸리, 약주), 크래프트비어, 와인
크게 이렇게 구분되어 있다.
와인의 경우 대체로 가격이 저렴했으며, 가볍게 즐기기 좋은 데일리와인 위주인 듯했다.
전통주는 입구 기준으로 좌측에 있었다.
캐주얼하게 무심한 듯 나열해놓은 느낌이지만 오와열이 잘 맞춰져 있어 구매욕구가 뿜뿜했다.
아 그리고 고량주도 있었다!
생탁주와 생약주는 쇼케이스에 있었다.
라인업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술 위주였다.
약주와 탁주를 지나면 크래프트비어 구간이 나온다.
역시나 잘 나가는 제품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오렌지보틀 한남점은 나이가 지긋하신 부부께서 운영하신다.
여자 사장님께서는 열심히 공부를 하며 가게를 운영하신다고.
그래서 그런지 술에 대해 여쭈어보면
막힘없는 설명을 해주신다.
나도 편견이 있었나보다.
젊은 분들이 운영하는 곳들도 좋지만
오렌지보틀 한남점에는 정이 가득한 느낌이었다.
편안한 느낌이 가득했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 술도 안마시면서 덜컥 사온 봄마실. 봄을 맞이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맥파이 브루어리의 신제품이라고.
집안 곳곳에 놓아둔 보라색 프리지아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골랐다.
한정판이라는 말은 역시 무섭다.
한정판 = 지갑열어
와인 종류도 다양하다.
나는 롱반 샤도네이를 한 병 사왔다.
사실 이 곳보다 훨씬 저렴하게 파는 바틀샵을 알지만
왜인지...그냥 사고 싶었다.
이렇게 바틀샵 시장 조사는 마무리!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사무실로 복귀하여 잔업을 후다닥 했다.
온라인,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익숙해진 코시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틀샵이 계속해서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을 하게 되었던 하루.
한편으로는 전통주가 우리 삶 가까이에 다가온 느낌이 들어 좋았다. 아직 가보지 않은 많은 바틀샵과 주점을 방문해야겠다.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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