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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기

감홍로

by 하게하게 2020. 3. 23.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다.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자면서 맥주를 8캔이나 사왔다. 간단하게 끝날수가 있나🙈

한참 이야기를 하는 중 집에 있던 감홍로 생각이 났다. 좋은술 나만 마실 수 없지! 좋은 기회로 얻은 감홍로의 뚜껑을 열었다.

주방에서 감홍로를 작은잔에 따르고 있는데 친구가 말한다. “야 이거 무슨 냄새야 어디서 향기 나는데?”

 

 

사실 우리술대축제에서 사온 감홍로 청자가 집에 있긴 했다. 남자친구가 나중에 결혼? 하게 되면? 상견례 자리에 가져 갈거라면서...? 샀는데 마침 청자는 더이상 생산이 안된다는 말에 내가 더 혹해버려서..

아무튼 그래서 중요한건 몰래 먹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어디있냐고 물어볼까봐.

 

감홍로는 이기숙 식품명인이 빚는 술이다. 우리술대축제에서 실제로 뵌 적이 있는데 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기억난다. 명인님은 이 감홍로를 그냥 마시기보다 자기 전 따뜻한물에 조금 희석해 차처럼 음용하신다고 했다.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상자에 적힌 설명. QR코드도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적힌 설명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 게다가 상자를 열자마자 보이도록 해서 그런지 목차를 살피는 기분이 들었다.

 

코드를 읽으면 감홍로 홈페이지에 연결되고 바로 자세한 설명이 보이도록 해 놓았다. 개인적으로 모든 술에 적용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 가끔 마트 전통주 코너에 들리는데, 술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가도 지나치는 장면을 꽤 봤다.

 

감홍로 병마개는 코르크. 쉽게 열린다. 열릴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한다.

 

 

감홍로는 ‘맛이 달고 붉은 빛을 띠는 이슬 같은 술’이란 뜻. 내가 참 좋아하는 우드계열 향수 향이 가득 퍼진다.

사실 나는 단 맛이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데, 감홍로는 단순하게 단 맛이 아니라 복합적인 향이 나서 좋아한다. 딱 이 향과 맛이다! 라고 말 할 수 없이 복잡하고 다양한 술. 명인님이 왜 따뜻한물에 희석해서 마시라고 추천하셨는지 알 것 같다.

 

 

아까워서 많이 마시지는 못하고 이렇게 조금씩 마셔야지. 다음에는 따뜻하게 마시는 감홍로의 느낌을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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