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속초에 꽤 자주간다. 속초는 같은 코스의 여행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다. 좋아하는 해산물도 많다. 이번 여행 코스도 역시나 동명항-대포항-낙산사-중앙시장. 속초에 가면 마무리 코스로 항상 중앙시장에 들른다. 으레 닭강정 한 박스를 손에 들고 집으로 간다. 나에게 속초 닭강정은 마침표같은..존재랄까..?🐷
나는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물건에 집착하는 편이다. 게다가 술이라면 끝난 게임. 아무리 비싸도 꼭 산다.
속초의 대기업 만석닭강정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바로 저 냉장고...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냉장고였다.
자세히 보니 만석 카페(?) 같이 공간을 마련해서 치맥을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냉장고에 들어있는 맥주들은 크래프트루트의 작품들. 크래프트루트는 속초에 위치한 브루어리다. 수요미식회도 나왔다는데, 아 나는 도대체 왜 여행의 마침표를 찍으며 이 사실을 알았는가...!
고통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맥주만 사러 매장안으로 들어갔다. 이 맥주 종류별로 하나씩! 을 외쳤는데 개당 칠천 원이라는 종업원의 대답에 마음이 더욱 쓰려오며 두 개만 달라고 했다...
두 마리를 기준은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작 인증마크. 회사에서 수 많은 술들을 보며 인증마크를 왜 이렇까지 강조할까.. 했는데 소비자가 되어보니 이해가 간다.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큰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설IPA와 동명항 페일에일. 레이블 이미지는 솔직히 세련되지 않았다. 그런데 내 마음을 흔든 건 이름... 속초 관광지 이름을 붙여놓았다. 아 이게 뭔데 도대체 뭔데 나를 이렇게 매료시키지... 아직도 모르겠네. “네가 나를 볼 때 촌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너무 귀엽다...
맛은 꽤 괘찮다. 풍미가 아주 좋다. 하지만 줄어드는 양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나 지금 이천 원치 마셨네...천천히 마셔야지...
사실 요즘엔 만 원에 세계맥주 네 캔을 마실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 가격대를 넘어서는 맥주를 마실 때는 마음가짐부터 다른 것 같다.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이런 느낌..?
그렇지만 속초의 명소를 맥주에 접목시킨 시도만으로 참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벌컥벌컥 마셨다.
크래프트루트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정말 #산뜻한 #자몽과라임과오렌지향이나는 #페일에일임
속초의 명물 만석이 아닌 중앙 닭강정과 잘 어울린다. 역시 닭강정은 중앙이다. 중앙 콤보 사랑.
다음은 설IPA. 이 맥주도 매우 괜찮다. 개성이 뚜렷하다. 메론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잘 익은 메론의 부드러운 속살만 긁어 먹은 느낌. 개인적으로 이 맥주 또 마시고 싶었다. 레이블에 눈이 펑펑 내려서 그런지 캔이 더욱 차가운 느낌이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주류대상 대상을 받았다. 장하다 장해.
보나스. 낙산사에서 찍은 작고 아름다운 모습들~
황금붕어빵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황홀한 풍경. 아 낙산사 올라갈 때 저 맥주가 있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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